라스카리아 부불리나(본명: 라스카리아 피노츠시)는 1771년 5월 콘스탄티노플의 한 교도소에서 태어났습니다. 실패로 끝난 오를로프 반란에 참여한 그리스 선장의 딸이었던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반란자의 피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스페체스 섬에서 평범하게 자란 그녀는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 후 부유한 상인이자 선장이었던 디미트리오스 부불리와 재혼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은 불행하게도 1811년에 알제리의 해적에게 살해당하고 말았습니다. 교역 사업과 가문의 부를 상속받은 그녀는 전함을 만들고 무장하는 데 돈을 지출했으며 이 중에는 지중해에서 가장 큰 전함인 아가멤논 호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여덟 척의 전함으로 이루어진 위풍당당한 함대를 거느리게 되었습니다.

오스만 제국에서는 그녀의 재산을 압수하려고 했지만 터키-러시아 전쟁 당시 러시아 황제를 위해 헌신했던 그녀의 전 남편에 고마움을 느낀 러시아 정부의 개입으로 그녀는 화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라스카리아는 무력을 통한 오스만 정부의 전복을 준비 중이었던 필리키 에테리아라는 조직에 가담했습니다. 그리스 독립 전쟁이 발발하기 12일 전인 1821년 3월 13일, 부불리나는 가장 먼저 스페체스에 혁명 깃발을 올리고 함대를 바다에 띄웠습니다. 이어진 전투에서 그녀는 나프플리온과 필로스의 봉쇄 지점에서 자신의 함대를 지휘했고 모넴바시아 요새에 대한 공격에 가담하여 승리에 기여함으로써 새로운 그리스 국가의 건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유는 정치적 불화만 일으켰을 뿐이며 결국 1824년의 내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혐오감을 표출한 부불리나는 두 차례에 걸쳐 체포되었고 나중에는 스페체스로 유배되었습니다. 비통한 마음과 텅 빈 금고만 남게 된 부불리나는 모든 것을 내려 놓았지만 그녀의 아들이 쿠트시스 가문의 딸 중 한 명과 눈이 맞아 도망치는 바람에 분쟁에 휘말리게 되었고 그녀는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여걸의 죽음 치고는 불명예스러운 최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