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로 자크 드 생 조르지 데스페랑치(Jacques de Saint-Georges d’Espéranche), 보통 성 조지 제임스라 부르는 이 사보아 출신 인물은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1세에게 고용되었는데, 당시 잉글랜드의 지배를 받던 웨일스 지방의 치안 유지를 위해 새로운 성을 설계하고 건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장경왕 에드워드는 오랫동안 그에게 대항했던 리웰린 압 그리피드가 오레윈 다리 전투에서 사망하자 1277년부터 1283년까지 야금야금 웨일스 지방을 접수했습니다. 에드워드는 북쪽으로 눈을 돌려 얄미운 스코틀랜드와 싸우기 전에 새로운 점령지의 치안을 확보해야 했는데, 그의 지배에 불만을 품은 웨일스 영주들의 반란을 막기 위해 성을 짓기로 했습니다. 에드워드는 1273년에 공무로 사보이를 방문할 당시 수석 석공이었던 제임스의 아버지를 기술자로 고용했으므로 제임스와는 구면이었고, 그래서 애드워드는 1278년에 제임스를 수석 엔지니어로 고용했습니다.

제임스는 에드워드의 웨일스 통치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부지런히 성을 건축했습니다. 이 시기에 잉글랜드는 웨일스에 성을 17개 건축했는데 그중에 적어도 12개가 그의 작품입니다. 제임스의 첫 성은 완벽한 대칭 구조였고 동심원 모양의 성곽을 이중으로 둘렀는데 이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습니다. 곧 콘위, 플린트, 할레크, 카나르톤, 보매리스 등 웨일스 전역에 그가 지은 성이 들어섰습니다. 1298년 9월경 제임스는 스코틀랜드에 머물던 에드워드의 부름을 받고 그곳에서도 위압적인 성을 짓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1308년 그가 사망할 때까지 완공된 성은 린리스고 궁전과 스털링 성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