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매춘부에서 해적왕으로 이어진 흔한 경력은 아니었지만 전성기 시절의 정일수(정씨, Ching Shih)는 400문의 대포로 무장한 융극선과 20,000명의 병력을 갖춘 악명 높은 홍기방(Red Flag Fleet)의 사령관이었습니다.

정일수가 1775년에 광둥성에서 '향고'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는 사실 외에는 그녀의 유년 시절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광둥성의 수상 매춘굴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여기서 그녀의 미모에 반한 해적 정을의 구혼을 받아 1801년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당시 정을은 남중국해의 교역로에서 약탈 행위를 일삼은 소규모 선단을 지휘하고 있었습니다. 정일수는 해적이 되었고 정을과 함께 해적단의 배를 200척으로 불렸습니다. 해적질은 나날이 흥했고 홍기방은 정을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흑기방, 백기방, 황기방, 청기방 및 녹기방으로 나뉘었습니다. 또한 정일수는 다른 해적들조차 혐오한 주요 경쟁자였던 미치광이 오시와 광둥성 해적 연합을 결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1807년 11월, 정을은 베트남에서 사망했고 정일수가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그녀는 엄격한 규칙을 정했고 사업과 군사 전략에 집중했으며 다양화(아편 밀수, 노예 거래, 마카오와 광둥성 사이의 해안 마을에 대한 보호 명목의 '강탈')를 통해 기반을 닦고 물자를 확보했습니다. 그녀의 해적단은 교역로를 약탈했음은 물론 '남중국의 공포'를 끝내기 위해 파견된 중국, 포르투갈과 영국의 연합 함대를 모두 격퇴 시켰습니다.

결국 63척의 군함을 잃은 후에야 홍기방을 쫓는 일이 허사임을 깨달은 중국 정부에서는 1810년에 정일수와 그의 일당에게 사면권을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양지로 넘어온 정일수는 광둥성으로 돌아가 중국 최대의 도박장을 열었고 1844년에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