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틴 황제 레오 4세와 결혼한 후 남편을 잃고 섭정이 된 아테네의 이레네는 저 유명한 실크로드의 서쪽 종착지의 재정 정책을 좌지우지하게 됩니다. 아들 콘스탄티누스의 눈을 뽑아 결국 죽음으로 몰고 간 것 외에 그녀가 남긴 가장 큰 업적은 아마 비단 산업 장려 및 육성일 것입니다. 그녀는 또한 자신의 얼굴을 새긴 금화를 새로 발행해 제국 경제를 안정시키려 했으며 카롤링거 왕조와 로마 교황령과 무역 동맹을 맺었습니다. 제국의 황제였던 그녀 자신은 재물을 탐낼 필요가 거의 없었지만 부유층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도록 도운 것은 확실합니다.

752년경 아테네의 유력 가문인 사란타페코스 집안에서 태어난 이레네는 황제 콘스탄티누스 5세의 명에 따라 768년에 콘스탄티노플에서 황제의 아들 레오와 결혼했고 771년에 둘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780년에 레오가 죽자 당시 아홉 살이었던 아들을 대신해 섭정이 되었고 그 후 20년 동안 그녀의 압제에 대항하거나 황위를 찬탈하려는 온갖 음모를 헤쳐나왔는데, 심지어는 아들인 콘스탄티누스도 어머니를 몰아내려는 음모에 가담했습니다. 이레네는 803년 사망할 때까지 권력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이미 중국과의 비단 교역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던 비잔틴 제국은 자국에서 비단을 생산해 중국과 비잔틴 제국 사이에서 큰 이윤을 남기던 중개상을 배제하려 했습니다. 황후 시절에 이미 비단을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팔면 막대한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그녀는 중국인과 마찬가지로 황실에서 비단 산업을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이에 따라 감시가 용이한 곳에 엘레우테리오스(비단 방직 공장)을 세웠습니다. 이레네의 정책은 성공을 거두어 이후 700년 동안 비잔틴 제국은 값비싼 중국산 비단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비단을 팔며 막대한 이윤을 남깁니다.